제목 : 한결 같은 충성
본문 : 에스더 2장 19절-3장 6절
핵심질문 : 하나님의 뜻에 맞는 선택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서론: 역사의 뒤편에 서 계신 분
왕궁 문에 앉아 있는 모르드개의 모습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초상입니다. 그의 손에는 펼친 두루마리가 아니라 매일의 성실함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순간도, 사람들의 박수 갈채도 없었지만 그의 발걸음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의 생명을 구한 그의 충성은 궁중 일기에 기록되었지만 아무런 보상 없이 묻혔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하만이라는 자가 등장하며 모든 것이 뒤집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세상은 불공정하게 돌아갑니다. 충성은 묻히고 악이 득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선언합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역사의 뒤편에서 당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기록하시고 계시다는 것을요.
첫째, 보이지 않아도 충성해야 합니다.
대궐 문에 앉아 있던 모르드개의 모습은 화려한 영웅의 자리가 아닙니다. 그는 매일 왕궁 문에서 작은 의무를 수행하며 살았습니다. 그곳에서 내시들의 음모를 발견했을 때, 그는 즉시 행동했습니다. 왕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조차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에스더를 통해 전했습니다. 그의 충성에는 어떤 계산도 없었습니다. 오직 왕을 위한 마음, 동족을 위한 사랑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 공적은 궁중 일기에 기록된 채 잊힌 듯했습니다.
우리 삶 속에는 수많은 모르드개의 순간들이 있습니다. 주일 아침마다 교회 문을 여는 집사의 손길, 자녀들에게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머니의 목소리, 직장에서 정직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청년의 고민. 이 모든 것들이 세상의 기준에서는 보잘것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 때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이 피차에 말하매 여호와께서 그것을 분명히 들으시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와 그 이름을 존중히 여기는 자를 위하여 여호와 앞에 있는 기념책에 기록하셨느니라"(말 3:16).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도 당신의 천사들을 보내어 성도들의 작은 충성까지 낱낱이 기록하게 하십니다.
왕이 모르드개의 공적을 잊었을지라도 하나님은 그 기록을 손수 관리하셨습니다. 훗날 하만의 음모가 드러날 때, 이 기록은 유대 민족을 구원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됩니다. 마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인간의 눈에는 패배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구원의 서막이었던 것처럼. 우리의 작은 충성도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서 영광스러운 목적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둘째, 세상의 압력 앞에서도 단호해야 합니다.
하만이 권력의 정점에 오르자 모든 신하들은 그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러나 모르드개만은 서 있었습니다. 그의 등 뒤에는 유대 민족 5000년의 신앙사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아말렉과의 전쟁에서부터 시작된 영적 전쟁의 역사, 사울 왕이 아각을 죽이지 않아 남은 원한(삼상 15장), 이 모든 것이 그의 발밑에서 우렁찬 외침으로 변했습니다. "나는 유대인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하만'은 더 교묘합니다. 도덕적 타협을 요구하고, 다양성이라는 미명 아래 진리의 절대성을 부인합니다. SNS에서는 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을 숨기라고 조롱하며, 직장에서는 주일을 지키는 것을 비효율이라고 말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모르드개의 고백을 따라야 합니다.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이 말은 단순한 종교적 선언이 아닙니다. 창세 전부터 예정된 구원의 계획에 동참한다는 선포입니다.
고대 페르시아에서 왕의 명령을 거역하는 것은 죽음을 각오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모르드개는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용기는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는 데서 나왔습니다. "너희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라"(마 10:28). 이 말씀이 그의 심장을 뛰게 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은 이런 신앙의 담대함입니다. 세상이 온통 엎드리라고 할 때, 오직 하나님 앞에만 꿇을 줄 아는 용기입니다.
셋째, 악의 정점에서 피어나는 구원의 새벽
하만이 유대인 말살을 계획할 때, 모든 것은 최악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순간이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때였습니다. 궁중 일기에 기록된 모르드개의 공적, 에스더의 기도와 금식, 유대 공동체의 결속-이 모든 것이 하만의 음모를 무너뜨리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성경은 악이 극에 달했을 때 하나님의 구원이 나타남을 반복적으로 보여줍니다. 홍해 앞에서 발이 묶인 이스라엘 백성에게 갈라진 바다(출 14장), 블레셋 군대 앞에서 돌팔매를 던진 다윗(삼상 17장), 죽음의 골짜기에서 부활하신 예수님(마 28장). 하나님은 항상 악의 한가운데서 새 생명의 길을 여십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어둠도 그리스도의 빛 앞에서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 하나님의 일기장에 우리의 이름이 새겨집니다.
에스더서는 하나님의 이름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지만, 그분의 손길은 모든 장면에 배어 있습니다. 모르드개의 충성이 인간적으로는 무시받을 때, 하나님은 궁중 일기라는 '보이지 않는 손길'을 통해 구원의 씨앗을 심으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작은 충성도 그리스도의 재림 때 영광의 월계수로 변할 것입니다(딤후 4:8).
한 여름 밤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보십시오.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은 수천 광년 떨어진 것들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 보시기에 가장 값진 충성은 오늘 당장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묵묵히 신실함을 지킬 때, 하늘의 기록책에는 그 모든 것이 새겨지고 있습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시 23:4). 이 약속을 품고 오늘도 한 걸음 내딛는 성도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은혜로우신 아버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우리의 작은 발걸음을 지켜보시는 주님,
대궐 문에 앉아 성실히 일하던 모르드개의 마음으로
오늘을 살게 하옵소서.
세상의 하만들이 권세를 떨칠 때
두려움 대신 당신의 영원한 일기가 우리를 붙드심을 확신하게 하시고,
디지털 광야에서 고립될 때마다
오직 그리스도의 정체성으로 채워지게 하옵소서.
우리의 충성이 때로는 무의미해 보일지라도
역사의 주관자이신 주님의 손길이
모든 것을 아름다운 구원의 그림으로 엮어가심을 믿게 하시고,
악의 정점에서 오히려 당신의 구원이 가까웠음을 선포하는
용기의 언어를 입혀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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